조직개발

[팀 형성기] 신임 리더가 팀의 초반 정렬을 시작하는 법

안녕하세요?

팀의 파트너로서 질문하고, 연결하여 팀 성장의 불씨를 살리는 팀퍼실리테이터입니다.

예전 마케팅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발령받은 동기와 점심을 먹을 때였다.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기가 무섭게, 동기는 한숨을 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야, 나 진짜 미치겠다. 첫 주간 회의를 들어갔는데 회의실에 숨소리밖에 안 들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다들 고개 숙이고 노트북만 보면서 눈치를 보더라고.

간신히 한 명이 입을 열었는데, 누구나 할법한 이야기만 하는 것 같고...

다들 의욕이 없는 건가? 처음에는 의욕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계속 내가 뭔가 잘못한 것 같아서 밤에 잠이 안 와."

의욕 넘치고 동기 중에 승진이 가장 빨랐던 마케팅 전문가가

단 일주일 만에 자책감과 불안감에 짓눌려 있는 모습은

처음 리더가 된 이들이 마주하는 흔한 모습이다.

만약 당신이 내 동기와 같은 풍경을 마주하고 있다면,

먼저 깊은 숨을 내쉬어도 좋다. 이 숨 막히는 어색함은 당신의 리더십 결함 때문이 아니다.

팀 발달의 첫 번째 관문, '형성기(Forming)'에 진입했을 때 나타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지금 팀원들이 극도로 소극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리더가 잘못한 것이 아니다.

본능적인 두 가지 장벽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첫째, 팀의 업무 방향성이 파악되지 않았다

다른 부서에서 막 합류한 팀원들은 현재 정보가 압도적으로 부족하다.

히스토리나 맥락을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의견을 냈다가 무능해 보일까 봐, 아는 게 없어 말을 아끼는 것이다.

둘째, 인간 본능의 안전 탐색전이다

구성원들은 '내가 이 조직과 새로운 팀장 밑에서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치열하게 가늠하고 있다.

동료의 일하는 방식도, 팀장이 선호하는 보고 스타일도 모르는 상황에서 먼저 카드를 까는 사람은 없다.

결국 지금 회의실을 채운 정적은 의욕 상실이나 태업이 아니다.

방향성이 부재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헛발질로 인한 자원 낭비를 줄이려는 구성원들의 '고도의 에너지 비축 행위'다.

그들은 지금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선명한 방향성을 보여주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모호함을 지우는 것이 리더의 첫 과제다

신임 리더들이 이 단계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조급함에 쫓겨 다짜고짜 "열심히 달려보자"라며 업무 스피드를 올리는 것이다.

이정표가 없는 상태에서 엑셀레이터를 밟으면 기체는 겉돌 수밖에 없다.

지금 팀원들이 갈망하는 것은 친목 도모를 위한 술자리가 아니라,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나침반과 '누구와 함께 타야 하는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다.

[형성기 팀 조직 개발의 두 가지 축]

1. 명확한 나침반: 비전/미션 수립 워크숍

2. 상호 예측 가능성: 서로를 알아가는 워크숍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아주 단순하다.

팀원들이 안전하게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

우리 팀이 왜 존재하는지 비전과 미션을 명확히 심어주는 것이다.

이 두가지 축은 팀 빌딩 과정에서 완벽하게 거쳐 가야 할 필수 코스다.

(팀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당신이 리더로서 중심을 잡고 구조적 해결책(Intervention)을 제시할 수 있다면,

초기 팀의 가장 어려운 부분들을 해결하고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리더가 해볼 수 있는 소통 & 비전 수립 워크숍

전문 퍼실리테이터의 도움을 받아 워크숍을 진행하면 좋지만

당장 그럴 수 없을 때 리더가 간단하게 진행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① 소통 워크숍: "서로의 일하는 스타일 알기" (2h)

업무 지시를 내리기 전에, 서로가 서로를 예측할 수 있는 안전한 울타리를 쳐야 한다.

협업 시 발생하는 오해의 90%는 상대의 업무 성향을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리더의 첫 한 마디]

"업무 파악하기도 바쁜데 다들 긴장되시죠? 당연한 겁니다.

우리가 무작정 달리기 전에, 서로 일할 때 어떤 점을 편해하고 불편해하는지

'팀장/팀원 사용 설명서'부터 맞춰보고 시작합시다."

Q1. 내가 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예: 데드라인이 명확할 때, 맥락과 배경이 충분히 공유될 때)

Q2. 일로 얻고 싶은 개인적 가치는?

Q3. 팀원들에게 가장 듣고 싶은 인정과 칭찬은?

* 팀 전원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적고 수평적으로 공유하는 세션으로 운영

A화장품 기업의 팀 사례


② 비전 워크숍: "북극성 정립하기" (1 day)

서로를 확인했다면 이제 팀의 존재 이유를 정렬할 차례다.

전사 목표를 그대로 복사해 붙여넣으면 팀원들의 가슴은 뛰지 않는다.

팀에 맞는 구체적 비전을 우리 손으로 직접 정의해야 오너십이 생긴다.

[리더의 첫 한 마디]

"회사에서 준 탑다운 목표는 잠시 내려놓읍시다.

우리 팀이 올 한 해 조직에 어떤 선명한 발자국을 남길지, 우리 팀만의 북극성을 직접 그려봅시다."

1단계. 미션 정의

"우리 팀이 만약 내일 당장 사라진다면, 회사와 고객은 어떤 치명적인 불편을 겪는가?"를 토론하여

팀의 존재 가치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2단계. 비전과 그라운드 룰 세우기

"이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올해 말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도출하고,

이를 위해 매일 지킬 Action item 3가지를 합의한다.

* 포스트잇을 활용해 발산과 수렴의 과정을 거치는 방식으로 운영

B기업 연구소 미션과 비전, 팀 그라운드룰 수립 사례


이제 시작일뿐

팀 형성기의 조심스러움과 방향성 부재는 팀이 정체된 것이 아니다.

진짜 성과를 내기 위해 초반 정렬을 맞추는 준비 단계다.

이 정적을 무리하게 깨려고 팀원들을 다그치거나 자신의 리더십을 탓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소통 워크숍으로 동료 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비전 워크숍으로 방향이 정렬되면 팀은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이동한다.

그 단계는 각자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이 본격적으로 부딪히는 '혼란기(Storming)'다.

다음 글에서는 이 방향성을 쥐고 달리기 시작한 팀원들이 왜 갑자기 서로 충돌하기 시작하는지,

그 필연적인 폭풍을 성과로 바꾸는 방법을 다루도록 하겠다.

#팀퍼실리테이터 #팀의형성기 #소통워크숍 #비전미션수립워크숍

이 글은 그레이스컨설팅그룹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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